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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 강해 10] ‘즐겁게 하시고’
Ⅰ. 사람, 사람들
1. 왜 고레스였는가?
스1~6장에 두 가지 사건, 포로 귀환과 성전 재건이 기록되어 있고, 모두 하나님이 예언하신 것이고, 하나님이 진행하신 것입니다. 어느 날 불쑥 어떤 사람이 등장해서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하고, 백성들에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삶의 소망을 선포하면서 단합을 이끌어내어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 중에는 단 한 명도, 단 한 번도 포로 귀환을 위해 어떤 수고, 어떤 노력도 한 적이 없습니다. 포로들은 나라가 망했다는 생각, 끌려왔다는 생각만 할 뿐 하나님의 예언대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입니다. 포로 생활 중 하나님이 70년 후에 돌아가게 해 주신다고 했던 예언에 대해서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었습니다. 다니엘조차도 처음에는 몰랐고 나중에야 겨우 깨달았을 뿐입니다(단9:1~2). 그렇다면 유다 백성들 중에 포로 귀환을 위해 준비된 사람이 있습니까? 하나님이 쓰실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하나님의 백성들의 대표, 지도자로 세울만한 신앙적 인물이 있습니까? 하나님이 모든 사역을 위임할 만한 능력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무도 없습니다. 어차피 이 일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기에 아무나 써도 되는 것이요, 쓰임받은 사람이 바사 왕 고레스입니다.
2. 준비 안 된 사람들
포로 귀환을 할 때 하나님이 말씀하신 70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자가 없고, 당연히 준비된 일꾼, 합당한 일꾼, 자격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일을 하셔야 할 정도였습니다. 포로 귀환과 성전 재건은 각각 별개의 사건이 아니고, 포로들이 귀환을 한 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성전 재건을 시작한 것이 아니고, 포로 귀환한 사람들과 성전을 재건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같은 시기이고,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갑자기 성전 재건을 위해서는 이년 만에 준비된 일꾼, 합당한 인물, 자격있는 사람들이 마구마구 생겨났을 리가 없습니다. 바벨론에서 살고 있을 때, 포로 귀환에 대해서조차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그 다음에 있을 성전 재건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을까요? 그래서 바벨론에서부터 하나님의 율법 책을 날마다 묵상하며 돌아가면 번제물을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했을까요? 기록된 규례들을 잘 살펴보며 돌아가서는 절기를 철저히 준행하리라고 각오했을 까요? 하나님이 수십 년 전부터, 수십 명을 통해 수십 번 반복해서 예언하신 말씀에 대해 전혀 귀담아 듣지 않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율법책을 날마다 묵상했을까요? 하나님이 하실 일을 예언하는 선지자들을 때리고, 예언을 하지 못하게 막았던 사람들이 규례들을 상고하며 준행하리라고 다짐을 했을까요? 백성들이 귀환할 생각도 없고, 성전 재건할 생각도 없고, 아예 70년이 지나면 귀환하고 성전이 재건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알지도 못하고 기억도 못하고 기대도 하지 않고 있기에 모든 준비를 하나님이 하시고, 모든 일을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포로 귀환과 마찬가지로 성전 재건을 위한 준비도 하나님이 고레스를 통하여 하셨습니다. 성경이 강조하려는 것, 에스라서가 강조하려는 것은 바로 하나님, 하나님이 예언을 이루려고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대로 일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이 행하시는 사역 현장에 초대받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이루시는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배우는 것입니다.
Ⅱ. 즐겁게 하시려고
1. 성전 건축할 시기가 아니다
하나님이 이방인 바사의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백성들이 돌아갈 수 있게 해 주고, 성전을 재건하라는 명령도 내려주고, 성전 재건에 필요한 물품도 제공하도록 조치를 하셨습니다. 이제 돌아온 사람들이 성전을 건축하면 되는 것입니다. 천만 다행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없고 도리어 앗수르 시대에 강제 이주 당해 와서 유다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까지도 함께 성전을 짓겠다고 자원했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고, 성전 재건이 순적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스룹바벨과 예수아와 족장들이 이들의 제안을 거부합니다. 그들 나름대로 뜻한바가 있어서 거절했다면,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도 홀로 건축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면 어떤 반대가 와도, 어떤 방해를 받아도 거뜬히 이겨내고 성전을 건축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방해를 받아 공사가 중단되고 다시 재개될 때까지, 그 후에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백성들의 태도, 성전 건축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이 백성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학1:2)입니다. 이것이 실상이요 백성들의 속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조치가 ‘여호와께서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은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학1:14)입니다. 하나님이 바사의 왕 고레스까지 동원하여 시작한 일을 이들이 중단시켜 놓고 16년째 방치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사람을 갈아치우지 않고, 새로운 사람, 더 준비된 사람, 더 헌신된 사람을 찾아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목적은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성전이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는 이 과정을 통해 스룹바벨, 여호수아, 족장들, 백성들 더 나아가 오늘날의 저와 여러분까지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배우고 알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2. 보잘 것 없지 아니하냐
바사 왕 고레스로부터 총독과 대제사장으로 임명을 받아 예루살렘으로 돌아왔고, 성전을 재건하라는 명령과 필요한 물품을 제공한다는 조서까지 받아서 공사를 시작할 때까지는 성전이 크고 멋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자기들이 계획하고 준비한 것이 아니라 왕이 명령한 대로 공사를 시작하고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성전이 작았던 모양이고, 그래서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저들의 속내를 까발려주고 하나님의 의도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너희 가운데에 남아 있는 자 중에서 이 성전의 이전 영광을 본 자가 누구냐 이제 이것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 보잘것없지 아니하냐’입니다(학2:3). 애초에 다윗이 성전을 짓겠다고 할 때부터 하나님의 뜻과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집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없고, 사람에게 성전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전을 짓겠다고 나섭니다. 심지어는 솔로몬이 한다는 말이 ‘내가 건축하고자 하는 성전은 크니 우리 하나님은 모든 신들보다 크심이라’(대하2:5), ‘내가 건축하려 하는 성전은 크고 화려할 것이니이다’(대하2:9), 이것이 죄인들의 기준이고, 죄인들의 방식입니다.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 지으려던 성전이 예상보다 작으니까 실망하였고, 방해를 받고 중단되니까 그냥 멈춰버린 것입니다.
3. 즐겁게 하시고
고레스 왕 때, 귀환한지 이년에 성전 공사가 시작되었다가 다리오 제이년까지 중단되었고(스4:24, 16년간), 다시 시작하여 다리오 제육년에 완성되었으니(스6:15, 4년간) 성전이 파괴되었다가(BC586년) 재건된(BC516년) 기간이 하나님의 예언대로 70년입니다. 기독교의 순서는 사람들이 먼저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고 절기를 지키니까 하나님이 응답하사 역사를 이루시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하나님이 먼저 역사를 행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까 사람들이 반응하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하나님이 일하셔서 인간에게 열매와 결실이 나타나게 만들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포로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해 주시자(스1, 2장) 돌아온 사람들이 예물도 드리고 절기도 지켰습니다(스3장). 하나님이 성전 재건 공사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해 주시자(스4, 5, 6장) 사람들이 성전 봉헌식도 하도 유월절도 지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는 자들이 다 먹고 즐거움으로 이레 동안 무교절을 지켰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즐겁게 하시고’(스6:21~22)가 기독교의 진수, 기독교의 진리, 기독교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그 결과를 인간에게 은혜로, 선물로 주시면 인간은 받은 은혜를 누리는 것입니다. 에스라 시대에 일하셨던 하나님이 지금, 저와 여러분을 위해서도 일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