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 9] ‘동산을 창설하시고’

Ⅰ.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1. 기독교의 핵심

기독교의 핵심, 기독교의 중심, 기독교의 주체, 기독교의 전체, 기독교의 근거, 기독교의 내용 등 기독교와 관련된 모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입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보내시는 계획, 예수가 그리스도로 강림하여 십자가 사역을 행하는 내용,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를 다시 살려 내사 믿는 자들의 주가 되게 하신 것,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어 복음을 이해할 수 있게 하신 것 등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성경 전체가 하나님을 계시하는 내용입니다. 성경은 ‘세상은 진화된 것이 아니라 창조되었다’라고, 세상의 기원에 관한 사실을 가르쳐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성경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라고 하나님에 대해서 가르쳐주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와 해방되었다’고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셨다’라고 하나님에 대해서 가르쳐주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부국강성한 나라를 만들었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다윗을 왕으로 세우고 태평성대하도록 역사하셨다’고 하나님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동일하게 ‘이사야를 비롯한 예언자들이 시대적 통찰력을 가지고 백성들을 지도하였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보내셔서 백성들의 삶을 지적하고 구원 계획을 선포하셨다’라고 하나님이 사역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땅 끝까지 나가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였다’고 제자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제자들과 함께 하사 온 천하에 하나님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셨다’고 하나님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각 지역에 돌아다니며 전도를 해서 교회를 세웠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예수를 머리로 하여 성도와 연합되는 교회를 만드사 성도됨을 책임지신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하나님입니다.

2. 두 개의 창조이야기

창1장에 대해서는 ‘진화냐, 창조냐’라는 논쟁이 발생하고, 2장에 대해서는 성경이, 창세기가 편집되었거나 표절되었다는 논쟁이 발생합니다. 2장에 창조이야기가 또 나오기 때문입니다. 1장에서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의 창조 기사가 나왔고, 2장 1절로 3절에서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하나님이 하시던 일을 마치시고,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라고 창조가 완성되었음을 선포했으니 4절부터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또 창조이야기가 나옵니다. 기독교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창조와 관련된 내용이 뒤죽박죽이라고 조롱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창조에 대하여 1장은 천지와 만물에 초점을 두고 설명을 한 것이고, 2장은 인간에 초점을 두고 설명을 한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인간 창조에 대해 1:26절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27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와 같이 인간의 속성, 인간의 가치, 인간의 존엄, 인간의 인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대신 인간의 신체적인 측면, 물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이 없습니다. 2장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재료,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고, 조금 더 풍성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 7절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입니다.

3.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하나님이 천지와 만물, 인간을 창조하신 것처럼 개념, 의미, 내용, 가치 등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에 대해서 우열을 나누지 않으셨습니다. 가치에 차등을 두지 않으셨습니다.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으로 분리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느 것 하나라도 신성시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주 존귀한 것이 있고, 사소한 것이 있고, 없어져야 할 것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다는 표현은, 더 엄밀하게 흙 위의 먼지로 지으셨다는 것은 인간의 원재료가 미천한 것, 무가치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성경은 인간이 먼저나 흙으로 지어졌으니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무엇인가와 상관없이 하나님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기에 하나님적 가치, 하나님적 존귀, 하나님적 위엄, 하나님적 인격을 가진 존재라고, 하나님이 인간을 이렇게 대해주셨다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Ⅱ. 동산을 창설하시고

1. 같은 내용 or 다른 내용

인간 창조에 관한 내용이 1, 2장에 나오지만 1장에 나오는 인간과 2장에 나오는 인간이 전혀 다른 존재, 서로 다른 종족, 구분된, 분리된, 각각의 인간이라고 어느 신학자도, 어느 목회자도, 어느 설교자도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창조에 관한 내용이 1장과 2:4~15절에 나오는데 1장에서는 천지를 창조했고 2장에서는 에덴 동산을 창조했다고, 각각 다른 내용이라고 주장합니다. 똑같은 1장과 2장인데, 인간에 대해서는 1장의 인간 창조와 2장의 인간 창조가 동일한 인간 창조의 이야기인데 다만 초점을 바꾸어서 설명하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왜 자연에 대해서는 1장은 세상이고 2장은 에덴 동산이라는 별도의 장소, 별도의 창조라고 합니까? 왜요? 그런 논리라면 하나님은 멀쩡히 하늘과 땅이라는 어마어마한 세상, 자연을 창조하시고는 그것은 그냥 저만치 방치해두고, 아주 조그마한, 아담한 동산을 하나 만드시고 인간을 그 좁은 동산 안에 두셨다는 것입니까? 1장에서 온갖 나무와 채소가 나게 하시고, ‘온 지면에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가 먹을 거리가 되리라’고 하신 것과는 별도로 2장에서 전혀 새로운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셨다는 것입니까? 인간은 1장의 것을 먹어야 합니까, 2장의 것을 먹어야 합니까? 창1:26절과 28절에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신 것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창2:15절에서 아주 아담한 정원에 머물러 있으면서 ‘그것을 경작하고 지키는 것으로’ 인간의 책임과 역할이 대폭 축소된 것입니까? 만약 1장과 2장의 창조이야기가 같은 내용을 초점을 바꾸어서, 표현을 바꾸어서 설명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인간에 대해서도 세상 또는 동산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2.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이미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지만물이 있는데, 넓고 크고 좋은 세상이 있는데 다시, 새로이, 다른 작은 동산을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창2장은 1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창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1장에 나온 창조에 대해 초점을 바꾸고 표현을 바꾸어 다양하게, 더 풍성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동방의’라는 단어는 물론 ‘동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더 많은 경우에 ‘옛적, 옛날, 예로부터, 태초, 이전, 예전, 처음에, 시초에’ 등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다음 ‘에덴’은 기본 의미가 ‘기쁨, 즐거움, 복락’이고 우리말로는 ‘낙원’, 영어로 ‘paradise’입니다. 그 다음 ‘동산’에 대해서는 작고 아담한, 울타리가 쳐져있는 정원을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언어적 의미로는 ‘동산’이지만, 창1, 2장에서의 의미는 ‘작은 정원’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입니다. 그래서 8절의 표현을 바꾸어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태초에 행복의 세상을 만드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시니라’가 됩니다. 왜 갑자기 ‘동방’이라는 방향이 설정되고, 다른 단어들은 다 의미를 번역해 놓고는 유독 ‘에덴’이라는 단어는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음역을 해서 갑자기 특별한 ‘장소’가 되어버렸고, 기껏 천지만물을 창조해 놓고는 별도의 ‘동산’을 창설하고 사람을 거기에 두었다고 설명합니까? 하나님이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그것이 행복의 세상, 기쁨의 세상이고, 저와 여러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며 행복을 누리며 살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