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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강해 26] ‘나타나셨느니라, 나타나시리라’
Ⅰ. 죽는 것, 심판이 있으리니
1. 죽는 것
히9:27절은 전도를 할 때에, 상대방에게 예수 믿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에 자주 등장합니다. 설명하기를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런데 죽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 다음에는 심판이 있다. 살아 있을 때 선하게 살았는지 악하게 살았는지에 따라서 심판이 달라진다. 살아 있을 때 예수를 믿었는지 안 믿었는지에 따라서 심판이 달라진다.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으로 가서 영원히 고통을 받아야 하고, 예수를 믿으면 천국으로 가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이다’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한 번 죽는 것을 정해놓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인간은 일단 죽어야 하고 그 다음에 심판을 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인간을 창조하시는 것에 대해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1:27)와 같이 인간을 얼마나 존중하셨는지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의 속성 등 하나님과 관련된 내용에 죽음은 없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2:7)와 같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고, 삶을 살게 하셨을 뿐 어디에도 죽음을 정해 놓았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하신 말씀 창1:28절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첫 번째 하신 말씀의 성격이 ‘복’이요, 내용이 모두 삶에 관한 것으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라’이지 어디에도 ‘너는 죽어야 한다, 예외는 없다, 무조건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내가 죽으라고 정해 놓았다, 일단은 죽어라’ 등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도 표현도 단어도 전혀 없습니다.
인간의 죽음과 관련된 구절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관련된 창2:16~17절에 처음 나옵니다. 이 구절도 ‘사람은 한 번 죽어야 한다’고 정해주셨다는 의미가 아니고, ‘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어야 하고, 그래서 한 번은 죽도록 정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고, ‘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안 먹으면 안 돼. 안 먹고 안 죽으면 내가 정한 것이 효력이 없어지니까. 결정된 대로 가야돼. 한 번 죽는 것으로 정했어. 그러므로 죽어야 하니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반드시 먹어. 꼭 먹어. 먹도록 정했고, 그래서 죽도록 정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2. 심판이 있으리니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먹으면 ‘죽으리라’고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죽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제거하시고 멸절시키는 분이 아닙니다. 인간이 죽기는 합니다. 하나님의 복락을 지속적으로 누리며 살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죽음에 이르는 행동을 하면 그 결과로 인간은 스스로 자멸하는 것,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죽이리라’가 아니라 ‘네가 죽으리라’입니다. 인간이 죄를 범하여 죄의 결과를 당하여 죽임을 당하는 것은 인간이 죽임을 당하는 것 자체가 이미 심판을 받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창3장에서 범죄하여 인간이 죽게 되었고 창4장부터 사람이 죽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창5장에 나오는 계보에는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죄를 범하였고 그 결과로, 죄에 대한 심판으로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심판이 내려진 것입니다.
혹시 기독교가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고 한다면, 일단 사람은 죽는 것으로 정해진 것이고, 그렇게 죽은 다음에는 이 사람이 지옥으로 갈 것이냐 천당으로 갈 것이냐는 심판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면, 기독교가 무슨 사후심판 종교입니까? 기독교의 하나님이 무슨 염라대왕입니까?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인물에 대해 살펴보면 아담이 죽은 후에 무슨 심판을 받았습니까? 아브라함, 모세, 다윗이 죽은 다음에 무슨 심판을 받았습니까? 신약의 사도행전에 보면 제자들과 사도들이 죽임을 당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담이후로 모두가 죄인이었기에, 죄인으로서 제자들이든 사도들이든 한 번씩 다 죽었습니다. 그 후에 심판을 받았습니까? 누가 무슨 심판을 어떻게 받았습니까?
Ⅱ. 나타나셨느니라, 나타나시리라
1. 예수의 사역
히9:27절은 앞뒤가 없이 독립되어 있는 별도의 본문이 아닙니다. 히9:23절부터 단락이 시작되는데 23절은 하늘에 있는 참 장막이 언급되어 있고, 24절에 그리스도가 하늘에 들어가시기 위해 나타나셨다고 소개하고, 25절에서는 세상에 있는 대제사장들처럼 자주 자기를 드리는 것이 아니고, 26절 앞에서도 자주 고난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합니다. 히9장에서 중요한 내용은 27절이 아니고, 더 확대해서 히브리서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27절이 아닙니다. 1장부터 지금까지 사람은 한 번 죽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강조해 오지 않았고, 그 후에는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 오지 않았고, 그러니 죽은 다음에 어떤 심판을 받을지 신중해야 한다거나, 좋은 심판을 받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도 않았습니다. 히브리서는 사람이 죽는 것이나 심판받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해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사역, 그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 모든 날 마지막 날에 나타나신 예수에 대한 설명, 그 예수가 단번에 자기를 드림으로 죄인을 영원히 구원하셨다는 설명을 해왔었습니다. 이 문맥에 따라 27절을 분별해야 합니다.
2. 나타나셨느니라, 나타나시리라
26절 중간부터 “이제 자기를 단번에 제물로 드려 죄를 없이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의 핵심이 ‘나타나셨느니라’이고, 28절이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 바 되셨고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죄와 상관없이 자기를 바라는 자들에게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의 핵심이 ‘나타나시리라’입니다. 요약하면 ‘예수님이 나타나셨고, 예수님이 정해진 사역을 행하셨고, 예수님이 두 번째 나타나실 것이다’입니다. 이때 두 번째 나타나실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27절이고, 28절 첫 단어가 ‘이와 같이’ 즉 27절에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과 같이 이고, 그래서 그 다음 단어가 ‘그리스도도’입니다. 27절은 사람은 한 번 죽도록 정해져있다는 것이나, 그 후에는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순서를 바꾸어서 28절을 먼저 살펴보면, 우선 첫 번째 나타나셔서 행하신 사역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 바 되셨고’이며 26절의 내용 ‘자기를 단번에 제물로 드려 죄를 없이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와 같습니다. 이렇게 하려고 나타나셨기에, 이렇게 드리신 바 되셨다는 것입니다. 핵심이 28절 중간 이후로, 목적이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하시는 행동, 행하시는 사역이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입니다. 정리하면, 예수께서 죄를 없이 하시려고 자기를 단번에 드리기 위해 첫 번째 나타나셨고, 실제로 자기를 드리셨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두 번째 나타나실 것입니다. 이 두 번째 나타나시는 것을 설명하는 것, 예를 드는 것이 27절이기에 28절에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라고 시작한 것입니다.
28절이 예수께서 자기를 드리시고는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두 번째 나타나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나타나는 것이 심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징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구원을 이루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와 같이’는 구원을 이루게 하기 위한 행동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27절은 심판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원을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27절의 의미가 ‘구원을 위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문맥에 맞는 해석입니다. 사람이 죽임 당하게 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기로 작정하사 예수를 그리스도로 보내셔서 단번에 죄 문제를 해결하시고 더 나아가 죄를 소멸하고 구원을 이루게 하기 위해 예수가 두 번째 나타나실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은혜입니다.